제목: 빅 피쉬
개봉: 2004.03.05
감독: 팀 버튼
출연: 이완 맥그리거, 알버트 피니, 빌리 크루덥, 제시카 랭, 헬레나 본햄 카터, 알리슨 로먼, 마리옹 꼬띠아르
러닝타임: 125분
1. 아들에게 들려주는 신비로운 아버지의 이야기
아들 '윌'은 어려서부터 아버지 '에드워드'의 허풍과 과장된 아버지의 과거 이야기가 지긋지긋했습니다. 아버지의 이야기는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다고, 아버지의 이야기가 지겹다고 아버지에게 화를 낸 '윌'은 그 후 3년간 아버지와 만나지 않았습니다. 3년 뒤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게 된 '윌'은 아내와 함께 고향집에 내려가게 됩니다. 병환으로 누워있는 아버지에게 어색하게 인사를 건넸고, 아버지는 과거 아버지의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또 꺼내기 시작합니다.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예전에는 괴상하게만 들렸던 아버지 과거의 이야기들이 이번에는 왠지 모르게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고 공감되는 부분도 생기며 아버지를 점점 이해하게 됩니다. 아버지는 날로 몸이 쇠약해져 임종을 향하고 죽음을 맞이하면서 결국 아들과 아버지는 화해하게 된다는 것이 <빅 피쉬>의 큰 줄거리입니다. <빅 피쉬>의 아버지 '에드워드'를 보면서 저의 할아버지가 떠오르곤 했습니다. '에드워드'를 보면 할아버지가 떠올랐습니다. 할아버지의 가난했던 어린 시절, 학생 시절 이야기 등 항상 같은 레퍼토리의 이야기를 하고 또 하고는 하셨습니다. <빅 피쉬>를 보고 나서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조금은 이해되었고 너무나도 보고싶어졌습니다. <빅 피쉬>의 아버지 '에드워드'는 젊은 시절 뭐든지 잘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날 '에드워드'의 마을에 거인이 나타났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거인을 두려워했고, '에드워드'는 거인에게 당신에게 어울리는 큰 마을로 가자며 거인과 함께 께 길을 떠납니다. 길을 떠난 '에드워드'는 유령 마을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기도 했고 서커스단의 단원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중에 결혼하게 되는 '산드라'라는 여자와 사랑에 빠지기도 합니다. '산드라'에게 청혼하는 장면은 <빅 피쉬>의 명장면으로 지금까지 많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수선화를 좋아한다고 했던 '산드라'에게 '에드워드'가 1만 송이 수선화 꽃밭을 만들어 청혼하는 장면입니다. 저 또한 이 영화의 명장면은 수선화 꽃밭 신으로 꼽습니다. '산드라'에게 "제 남은 일생 동안 천천히 당신을 알아 가면 됩니다."라는 '에드워드'의 대사는 정말 감동적이게 다가왔습니다. 1만 송이 수선화 꽃밭은 CG가 아니라 실제로 스태프들이 한 송이씩 심어서 만든 진짜 꽃밭이라는 게 너무나 놀라웠습니다. 실제의 꽃이여서 훨씬 더 생생하게 느껴져 감동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임종에 아들 '윌'은 아버지가 듣고 싶어한 아버지의 죽음에 대하여 이야기 해줍니다. '윌'이 아버지에게 얘기해준 아버지의 죽음에는 아버지의 지긋지긋한 허풍 속 거인, 서커스 단장, 마녀 등 아버지의 오랜 옛 친구들이 아버지를 열렬히 환호합니다. '윌'과 '에드워드'에게 그것은 실제인지 실제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2. 팀 버튼 감독이 아버지와 '화해'하고 싶어 만든 영화
영화 <빅 피쉬>는 다니엘 웰리스 작가의 소설 [빅 피쉬]를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입만 열면 허풍을 떠는 아버지 '에드워드'가 병환으로 위독해지자 아들 '윌'이 고향집에 내려와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 줄거리 입니다. 짧고 간결한 문체와 독특한 상상력으로 세계 각국에 출간된 화제작 [빅 피쉬]는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팀 버튼 감독이 원작 [빅 피쉬]를 영화화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인터뷰에 따르면 다른 영화를 준비하던 팀 버튼 감독은 <빅 피쉬> 시나리오를 받아본 뒤 "이런 시나리오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너무 큰 행운이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빅 피쉬>의 시나리오를 보고는 완벽하게 완성된 시나리오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아버지와 불화를 겪었던 팀 버튼 감독은 영화 속 '윌'처럼 아픈 아버지를 찾아가 그 간의 오해를 풀려고 노력했으나 아버지와의 사이를 회복하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빅 피쉬>는 '아들과 아버지와의 화해' 꿈꿨던 팀 버튼이 자신의 희망을 투영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빅 피쉬>의 연출을 맡은 가장 큰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계기로 탄생하게 된 명작인 셈입니다. 팀 버튼의 기존의 영화와는 달리 <빅 피쉬는>아들과 아버지의 화해로 해피엔딩을 맞고, 알록달록 동화같은 색감을 보여줍니다. 팀 버튼 감독의 특유의 기괴함 대신 따듯한 감성이 돋보이는 새로운 느낌의 드라마 형식입니다. 따듯한 색채와 아날로그적인 감성의 드라마를 원한다면 <빅 피쉬>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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