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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매의 여름밤> (Moving On, 2020) 리뷰

by 로또이 2022.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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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남매의 여름밤

개봉: 2020.08.20

국가: 한국

감독: 윤단비

출연: 양흥주, 박현영, 최정운, 박승준

러닝타임: 104분

1. 어느 가족의 이야기

영화 <남매의 여름밤>의 주인공은 '옥주'와 '동주' 남매입니다. 집안 사정이 어려운 '옥주'와 '동주'는 학교 여름방학 기간 동안에 할아버지 집에서 지내게 됩니다. '옥주'와 '동주' 남매 그리고 아빠, 고모까지 할아버지의 집에 모이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는 건강이 점점 악화되어 가고 혼자서 생활하시기에 불편함이 많습니다. 바쁜 생활에 아빠와 고모는 할아버지를 돌볼 수 없습니다. 아빠와 고모는 할아버지를 요양원에 보내려고 논의합니다. 그리고 아빠와 고모는 할아버지의 오래된 이층 집마저 팔기 위해 내놓습니다. <남매의 여름밤>의 주인공은 '옥주'와 '동주' 남매 그리고 아빠와 고모 남매 이렇게 두 남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영화는 아빠와 '옥주', '동주'가 짐을 싸서 할아버지 집으로 이사를 가면서 시작됩니다. 남매는 가난한 가정형편상 작은 집에서 살았습니다. '옥주'는 작고 낡은 집을 떠나 오래된 할아버지의 집으로 이사하며 낯선 기분을 느낍니다. 아빠는 병원에 입원한 할아버지를 모시러 가고, 집에 남겨진 '옥주'와 '동주'는 오래된 할아버지의 집이 낯설고 신기합니다. 중학생인 '옥주'는 사춘기를 겪는 소녀입니다. 할아버지 집으로 이사 온 초반에는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고모도 할아버지의 집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고모와 할아버지 집에서 같이 살게 되면서 '옥주'는 가족들에게 마음을 조금씩 열게 됩니다. '옥주'는 고모와 함께 잠을 자기도 하고 한밤 중에 크게 노래를 틀어놓고 음악을 감상하는 할아버지를 이해하며 집안 계단에 앉아 함께 음악을 듣기도 합니다. 마지막에는 싫어하던 동생 '동주'와도 사이가 좋아집니다. 작품에서는 가족끼리 식사하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식사를 함께 나누는 가족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름방학에 할머니 집에 놀러 갔던 제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돈독한 남매의 우애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영화 속에서 '옥주'와 '동주'가 할아버지 장례식장에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장면에서 시나리오에서는 '동주'가 잠든다는 설정이 없었습니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피곤했던 '동주' 배우가 실제로 차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차 안에서 잘 때 '동주'가 편하게 잘 수 있도록 누나 '옥주'가 자연스럽게 어깨를 빌려줍니다. 감독이 뽑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라고 합니다. 진솔하게 그려 나가는 가족 각자의 이야기들이 실제 가족의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실제 남매처럼 '옥주'와 '동주'는 사소한 일에도 투닥거립니다. 할아버지의 장례식을 마치고 할아버지의 집으로 돌아온 '옥주'는 아빠와 '동주'와 셋이 밥을 먹다가 갑자기 목 놓아 울기 시작합니다. 장례식장에서도 울지 않던 '옥주'가 할아버지의 집으로 돌아와서야 할아버지의 부재를 크게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별을 마주하는 10대 소녀의 서툰 감정이 돋보이는 연기였습니다. 

2. 할아버지의 집의 의미

할아버지의 오래된 2층집은 한 여름 풍경의 생생함을 잘 보여줍니다. 할아버지의 2층 집은 영화 속의 또 다른 주인공처럼 느껴졌습니다. 인터뷰에서 감독은 영화 속 할아버지의 2층 집을 찾기 위해 2개월 이상 시간을 할애했다고 말합니다. 감독은 실제로 할아버지의 집과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선풍기, 빨랫줄과 같은 사소한 소품에도 크게 신경을 썼습니다. 할아버지의 집에서는 어린 남매가 안전하고 포근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빠가 요리하면서 '동주'에게 식재료를 할아버지의 집 마당에서 따오라고 시킵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제가 어릴 때 할머니 집에 가면 옥수수, 고추 등을 땄던 기억이 났습니다. 할아버지의 2층집은 '옥주'와 '동주'를 포근하게 감싸주는 가족입니다. 모두의 기억속에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집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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