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써니
개봉일: 2011.05.04
감독: 강형철
출연: 유호정, 심은경, 강소라, 고수희, 김민영, 홍진희, 박진주, 이연경, 남보라, 김보미
러닝타임: 124분
1. 엄마의 10대 소녀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 <써니>
<써니>의 주인공 '나미'는 현재 40대 후반의 주부입니다. 눈 뜨자마자 남편과 딸의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온 집안의 청소를 마치고 나서야 간단히 자신의 아침식사를 챙깁니다. '나미'는 어머니의 병문안을 갔다가 우연히 너무나 고통스러워하는 한 환자를 보게 됩니다. '나미'는 그 환자의 이름을 보고는 너무나도 놀라게 됩니다. 그 환자는 바로 고등학교 시절 각별히 친했던 친구 '춘화'였던 것입니다. 우연히 재회한 '춘화'는 암에 걸려 앞으로 살 날이 많이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춘화'의 죽기 전 마지막 소원은 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친했던 친구들의 서클명이 바로 '써니'였습니다. '나미'는 '춘화'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사방팔방 '써니' 멤버들을 하나둘씩 찾기 시작합니다. 고등학생 '나미'는 전라도 벌교라는 지역에서 서울로 전학을 왔습니다. 같은 반 친구들에게 하는 첫인사에서 자기도 모르게 전라도 사투리가 튀어나와 '나미'는 불량한 반 친구들에게 놀림거리가 됩니다. '나미'를 '춘화'가 구해주면서 둘은 친해지게 됩니다. '춘화'와 '춘화'의 친구들은 '써니'라는 서클 멤버들이었습니다. '춘화'의 제안으로 '나미'도 서클의 일원이 됩니다. '써니'에서 가장 예쁜 외모를 가진 친구인 '수지'는 '나미'의 서클 영입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훗날 '수지'와 '나미'는 오해를 풀고 단짝 친구가 됩니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진행됩니다. '나미'는 '춘화'의 부탁으로 '써니' 멤버들을 하나씩 찾아내기 시작합니다. 20년이 훌쩍 넘은 시간 동안 친구들은 많이도 변해 있었습니다. 한 친구는 교양이 가득한 부잣집 사모님이 되어 있었고, 작가를 꿈꿨던 문학소녀는 삶에 지친 가정주부가 되어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생기 가득하고 반짝이던 모습은 모두 사라지고 각자의 삶에 지쳐버린 어른이 되어 있었습니다. '써니'의 멤버 중 미스코리아를 꿈꾸던 예쁜 '옥희'라는 친구는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나미'의 노력으로 '써니'의 멤버들은 거의 다 모이게 됩니다. '수지'를 뺀 나머지 멤버들을 모두 모이게 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나미'를 탐탁지 않게 여겼던 반 친구 '상미'는 '춘화'에게 나쁜 감정이 있었고, 약한 '나미'에게 화풀이를 하게 됩니다. 과거에 '상미'는 원래 '춘화'와 단짝 친구였지만 '상미'의 옳지 못한 행동으로 '춘화'와 멀어지게 됩니다. 축제 때 다 같이 무대에서 춤을 추기로 했던 '써니' 멤버들이었는데 춤을 추지 못하고 축제는 끝이 납니다. 친구들은 언젠가 다시 모여서 다함께 춤을 추자고 다짐했고, 그 언젠가는 '춘화'의 장례식장이 되었습니다. 현실은 어린 시절에 꿈꿨던 것처럼 마냥 밝고 행복하지만은 않지만 그 시절 친구들과 나눈 추억들은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엄마의 10대 시절을 본 것 같았던 영화 <써니>를 보고 저도 고등학교 시절 옛 친구들이 그리워졌습니다.
2.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는 세련된 영화적 연출
<써니>는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는 구조의 영화입니다. 과거의 장면과 현재의 장면이 전환될 때 쉽게 예상하기 힘든 부분에서 장면이 전환되어 영화적 재미를 북돋습니다. 제가 꼽은 최고의 과거에서 현재로 전환 장면은 현재의 '나미'가 '춘화'를 우연히 만나 모교를 찾아간 장면입니다. 오랜만에 찾은 모교의 언덕길에서 80년대 복장을 한 여고생들이 등교하는데 현재의 '나미'를 지나치면서 전학온 학교에 첫 등교하는 어린 시절 '나미'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80년대 한국의 대중가요들이 그 시절 고등학생이었던 관객의 향수를 자극합니다.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써니>의 감독 '강형철'씨가 실제로 자주 즐겨 듣는 노래들이라고 합니다.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부인으로 살고 있는 여성들의 빛났던 과거를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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